얼마 전, 함께 일하는 팀원에게 쇼핑검색광고에 대해 설명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쇼핑검색광고 예시를 들 때, 열에 아홉은 ‘원피스’를 검색합니다.
그 날도 여느 때처럼 네이버 포털사이트에서 ‘원피스’를 검색해서 검색결과에 나타나는 알록달록 수많은 원피스들을 보여주면서 쇼핑검색광고를 설명하려 했죠.
네이버에서 원피스를 검색해보라고 하고 동료의 모니터를 바라보는데, 제 동료는 ‘여성원피스’를 입력하고 있더라구요.
그걸 멍하니 보다가 ‘잠깐, 그럼 남성원피스도 있나?’ 생각이 들어서 바로 ‘남성원피스’를 검색해보았습니다.

세상에. ‘남성원피스’로도 파워링크 광고가 뜨더라구요.
뭐 별의별 검색어로도 파워링크가 뜰 순 있지만 그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원피스의 본질은 말 그대로 ‘one-piece’ 상하의가 붙은 한벌옷입니다.
one-piece 의미를 아는데도 저도 모르게 여성들이 주로 입는 치마형태로 된 한 벌옷을 떠올렸던 것입니다.

여기서는 두가지 착오가 있습니다.
첫째로 원피스는 남성, 여성 모두가 입을 수 있고 두번째로 원피스는 치마형태일 수도 있고 바지형태일 수도 있죠.
예를 들면 점프수트(Jumpsuit), 주로 ‘작업복’으로 불리는 커버올(Coverall), 셔츠와 바지가 결합된 형태의 롬퍼(Romper) 등이 있습니다. 어릴 적 유행했던 햄토리 잠옷, 날다람쥐 잠옷들도 원피스였던 겁니다.
(‘남성원피스’ 덕분에 커버올, 롬퍼 패션용어들도 알게 되었습니다. 크으… 👍)

저에겐 ‘남성원피스’가 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단어라 주변에 물어보고 다녔습니다.
“‘남성원피스’라는 단어 어때? 뭐가 제일 먼저 생각나?” 대답은 다양했습니다.
남성용 수영복부터, 치마입은 남자, 앞치마 두른 남자, 만화 원피스, 루피, 스코틀랜드 킬트까지..

구글, 네이버, 다음에서 ‘남성원피스’를 검색해보았는데 검색결과에는 정말 남성원피스도 포함되어 있고, 여성용 치마형태의 원피스도 섞여서 나타났습니다. ‘남성 바지’나 ‘남성 셔츠’ 같은 검색어 결과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네이버 검색어트렌드와 쇼핑인사이트도 찾아보았습니다.

▲ 출처 :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수는 상대적으로 2017년 중반기에 특히 많았습니다. 저 당시에 무슨 특별한 이벤트라도 있었던 걸까요?? 아무튼 검색량이 많지는 않지만 간간히 있었더라구요.

 

네이버 쇼핑인사이트에서는
[ 패션의류 > 여성의류 ] 하위 카테고리에는 ‘원피스’ 카테고리가 있는데
[ 패션의류 > 남성의류 ] 하위 카테고리에는 ‘원피스’ 카테고리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 출처 : 네이버 쇼핑인사이트

앞서 말했던 흔히 작업복이라 말하는 오버롤(overall)과 롬퍼는 네이버쇼핑에서 ‘패션의류 > 남성의류 > 바지’ 혹은 ‘패션의류 > 남성의류 > 트레이닝복’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었습니다.

 

‘남성원피스’ 단어로 여기까지 오게되었네요. 여러분은 어떤 단어,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렸나요?
의식적으로 되는게 아닐 수 있으니 ‘떠올렸나요?’ 보다는 어쩌면 ‘떠오르던 가요?’가 더 적절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마 적지 않은 분들이 저처럼 여성이 입은 치마형태의 옷을 떠올렸을거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여성들이 입는 치마형태의 옷으로 주로 통용되다보니 ‘원피스’ 검색결과에는 알록달록 치마형태인 원피스가 빼곡히 늘어져 있습니다. 그래도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과는 다르겠지요! 저는 이 짧은 경험으로나마 ‘남성원피스’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생각하면서 살아가려고 합니다. 쉽지 않겠지만 노력해보려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짧은 경험이나 누군가가 선택한 결과 안에서의 경험들만으로 정작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가 매일 같이 접하는 숫자, 사람, 현상 모든 대상들이 가진 진짜 의미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같이 보는 로그분석, 광고분석, 행동분석 데이터를 바라볼 때도 말이죠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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