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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웹] 사물인터넷 문명의 혜택인가? 위험인가?

월간웹 9월호 월간 w.e.b
2015년 9월호 Vol. 189
출처: 비즈스프링이 [ click issue ]에 게시한 내용으로 디아이투데이에서 뉴스컨텐츠 가져왔습니다.
디아이투데이

사물인터넷 문명의 혜택인가? 위험인가?

사물과 인간, 사물과 사물 간을 이어주는 사물인터넷은 삶을 편리하게 바꿔줄 훌륭한 기술이다. 기술이 인간의 한계를 확장하고, 불편을 덜어주는 식으로 발전했던 현재까지의 궤적을 돌아봐도 이는 분명하다. 그러나 자칫하면 삶을 위협할 수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과연 사물인터넷은 문명의 혜택일까, 위험일까.

글. 김원주 비즈스프링 과장

편리함의 진화

머리맡에서 울리는 알람 소리에 잠을 깨면 손목시계는 심장박동 및 활동성을 체크해 커피 머신으로 사용자가 기상했다는 정보를 전송한다. 커피 머신이 향긋한 커피를 내려받는 사이 토스트 오븐은 식빵을 굽기 시작한다. TV는 출근 전에 즐겨보는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켠다. 출근길 차 안에서 음성으로 스마트폰 앱을 실행해 애완견의 체온을 체크하고 급식기에 먹이를 채우도록 명령한다. 실수로 끄지 않고 나온 TV도 스마트폰 앱을 실행해 끈다. 회사에 도착해서는 주차관리 시스템에 접속해 비어있는 자리를 확인하고 즉시 주차한다. 이처럼 놀랍도록 편리한 삶은 과거 SF 영화에서나 봤던 모습이 아니다. 이제는 현실이다. 바로 인터넷을 통해 모든 것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성장하는 사물인터넷

사물인터넷은 최근 주목받는 다양한 기술 중에서도 그 활용의 보편성 및 여타 기술과의 연관성 등으로 인해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사물이 인간에 의존하지 않고 통신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유비쿼터스(Ubiquitous)와 유사하지만 현재는 그 개념을 확장해 더욱 넓은 의미로 사용한다.

글로벌 IT 컨설팅 기관 가트너(Gartner)는 관리(Manage), 현금화(Monetize), 운영(Operate), 확장(Extend)이라는 네 가지 사물인터넷 사용 모델을 발표했다. 그리고 다양한 보고서를 내며 사물인터넷 시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 100~200억 대의 사물이 인터넷에 접속돼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IoT 기기의 폭발적인 증가세가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부분의 IT 대기업도 사물인터넷 시장 선점을 준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의 사례들

사물인터넷이 실제로 적용된 사례들은 다양하다. 흔히 알고 있는 애플의 홈킷(HomeKit)과 구글의 네스트(Nest) 같은 실생활형 IoT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한다.

① 상수도 관리

미국 캘리포니아의 상수관리 회사인 하이드로포인트(HydroPoint)는 누수 등으로 인한 피해 방지 및 감시 기능을 제공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고객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용수 시스템, 스프링쿨러, 마스터 밸브, 유속 센서들을 관리 프레임워크와 연결해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으로 관리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그들의 고객사는 연 1억 4,300만 달러(약 167억 원)의 경비를 절약하고 있다.

② 항공 및 선박 엔진 관리

영국 롤스로이스(Rolls-Royce)는 흔히 자동차 회사로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항공기와 선박 엔진, 가스 터빈을 제조하는 중공업 회사이기도 하다. 롤스로이스는 항공기 엔진에 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전송받아 분석, 엔진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고장 가능성을 진단한다. 엔진 이상에 대해 원격 조치도 가능하며, 조치할 수 없을 경우 가장 가까운 공항에 서비스 팀을 배치해 부품을 대기한다. 이를 통해 롤스로이스는 제조업 부문의 이익률을 3배 가까이 늘렸다.

③ 운행 데이터 관리

포드(Ford)는 오픈XC(OpenXC) 플랫폼을 이용해 차량에서 운행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 데이터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분석하며 데이터로 변환해 다시 차량 대시보드에 전송한다. 운전자는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차량 운행 패턴을 확인하고 및 차량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다.

④ 국내 사례

사례는 국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8월에 미국의 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 기업인 스마트싱즈(SmartThings)를 인수해 사물인터넷 환경을 구축하고 모든 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린나이는 스마트폰으로 난방과 온수 온도 조절을 수행하는 와이파이 보일러를 선보였고, LG유플러스는 조명, 가스, 문 열림 감지 등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홈 IoT 서비스를 출시했다. 사물인터넷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편리함을 바탕으로 생활 속은 물론 다양한 비즈니스로 침투하고 있다.

사물인터넷과 위협

필자가 웹 분석(Web Analytics) 전문기업에서 근무하며 겪었던 가장 흥미로우면서 인상 깊었던 사실은 역시 정보 통제에 대한 욕구와 두려움이 공존하는 현상이다. 데이터 수집 기술, 저장 기술, 그리고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대부분 기업은 더 많은 정보를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필연적으로 요구한다. 그러면서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정보에 대해서는 두려워하며 위협으로 간주하고 마는 실정이다.

특히, 사물인터넷이 상용화되는 시점에서 보안에 대한 위협과 두려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누군가가 코드를 조작하고 해킹해 홈 시스템에 대한 모든 권한을 획득 조작을 한다면,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한 자동차를 조작해 급발진 또는 브레이크 오작동을 일으킨다면 어떻겠는가. 상상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범죄에 악용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도 다수 존재한다. 실제로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연구팀에선 악성코드 침투를 통해 자동차 해킹을 시연했다. 또한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의 한 교수는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외부에서 차량 기능을 제어하는 실험을 공개한 바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했던 보안 콘퍼런스에서는 해킹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비행기를 원격 조종할 수 있는 기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굳이 범죄뿐만 아니더라도 그 위협은 실수 또는 장난으로 인해 무시무시한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하는 연구들이다.

데이터의 통제, 빅브라더

사물인터넷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단순한 보안 위협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구글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때문에 논란이 일었던 사태와 같이 사물인터넷에서의 데이터 통제와 감시 문제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논제다. 이것은 인터넷 이용 기록 이슈와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구글이 웹에서 수집한 기록은 단순히 인터넷 이용자의 서핑 기록, 습관, 패턴과 같은 것이다. 사용자가 충분히 의도적으로 개인의 취향을 노출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에서는 어떤가. 실생활에 대한 모든 행동을 데이터로 저장하기에 더욱 위험하다. 사물인터넷에 연결돼있는 베개, 조명, 커피 머신, 냉장고, 자동차 등 가정 내의 모든 통신 장치들이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데이터화할 것이다. 몇 시에 잠을 자고, 어떤 커피를 마시며, 어디를 주로 방문하고, 언제 퇴근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기록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제는 생체에 칩을 삽입하는 방안에 대한 실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영화 <킹스맨>에서 처럼 마이크로칩을 신체에 삽입해 사원증을 대신하거나 문을 열 때, 물건을 결제할 때 이용하고 의료정보를 저장해 긴급상황 시 활용할 수도 있다. 생체칩을 통해 수집하는 데이터는 인터넷 이용 기록, 생활 패턴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것들이다. 현재의 편리함을 넘어설 만큼 위험한 문제다. 술자리에서 필자의 회사 동료와 이 문제로 갑론을박을 벌였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편리한 세상을 위해 생체칩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개인정보 보호 및 인권침해 예방을 위해 허용하면 안 된다는 의견의 대립으로 몇 시간을 떠들어댔는지 모른다. 물론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어디까지나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만들기 위함이 목적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가 해킹을 당하거나 보험회사, 기업 더 나아가 국민 생활 증진이라는 목적 하에 국가에까지 이용된다면, 과장을 보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처럼 정보의 독점으로 사회가 통제되는 빅브라더 체제로 변질할지도 모른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되지 말란 법도 없는 것이다.

인류를 위한 기술

언제나 과학기술의 발달 이면에는 그에 상충하는 윤리적 문제가 공존해왔다. 대량살상 무기인 포탄의 계산을 빠르고 정확하게 하려고 컴퓨터를 개발했지만, 전쟁 기술의 발전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 지금 우리가 컴퓨터를 통해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단과 결과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이미 지금 시대는 전쟁기술의 발전이 필요했던 과거 상황과는 다르니까 말이다.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문제에 직면했을때 가장 올바르고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스스로 자정작용을 하며 노력해 왔다고 믿는다. 사물인터넷 역시 위협과 통제의 도구가 아닌 기존보다 풍요롭고 편리한 인간의 삶을 위한 수단으로 발전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관련 기업들은 보안을 위해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비즈니스 마인드와 함께 윤리 의식도 함께 갖춰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이 준비됐을 때 인류는 더욱 편리하고 진보한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인터넷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 정보를 상호 소통하는 지능형 기술 및 서비스를 말한다.

편집자 주. 클릭 이슈는 격월로 온·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이슈를 주제로 진행하며, 대표적인 e-Business 솔루션 업체로 웹 분석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비즈스프링(www.bizspring.co.kr)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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