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AI가 광고 다 해준다면서요?”
대행사 AE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말입니다.
클라이언트는 물론, 심지어 같은 팀 상사도 이렇게 묻습니다.
자동 입찰, 자동 예산 분배, 자동 소재 추천까지.
툴 데모만 보면 정말 마케터가 할 일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ROAS는 달성했는데, 설명은 더 어려워졌어요”
A사 마케팅팀의 2개월
A사는 올해 초 주요 매체에 AI 기반 자동 입찰을 전면 도입했습니다.
담당 AE 김 대리의 기대는 분명했습니다.
“이제 좀 손이 덜 가겠지.”
처음 두 달, 성과는 괜찮았습니다.
- 목표 ROAS 120% 달성
- 클라이언트 만족
- 일일 모니터링 시간 30% 감소
문제는 월간 보고 미팅에서 터졌습니다.
“좋네요. 그런데 왜 이번 달이 좋았던 거죠?”
“다음 달에도 이 방식 유지하면 되는 건가요?”
“예산 늘리면 효율 그대로 유지 가능할까요?”
김 대리는 당황했습니다.
AI 대시보드에는 ROAS 수치만 있을 뿐, ‘왜’에 대한 답은 없었습니다.
결국 그가 할 수 있었던 건 경험에 기반한 추측뿐이었습니다.
“경쟁사가 이번 달 프로모션을 안 돌려서 그런 것 같습니다.”
“시즌성이 작용했을 수 있어요.”
“저희 홈페이지 리뉴얼 효과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 같고요.”
모두 ‘것 같다’였습니다.
미팅이 끝나고 그는 동료에게 말했습니다.
“AI가 집행은 하는데, 왜 그렇게 했는지는 안 알려줘. 결국 내가 이유를 만들어내야 해.”
자동화는 실행했지만, 의사결정에 필요한 ‘근거’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었습니다.
“효율은 좋아졌는데, 매출이 안 늘어요”
B사가 마주한 역설
B사 퍼포먼스팀 박 팀장은 AI 예산 최적화 도입 3주 만에 ROAS를 30% 끌어올렸습니다.
경영진은 만족했고, 본인도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3개월 후, CFO가 물었습니다.
“광고 효율은 계속 좋아지는데 왜 매출은 제자리죠?”
데이터를 뜯어본 박 팀장은 식은땀을 흘렸습니다.
3개월간의 변화
- ROAS: 150% → 210% (개선)
- 신규 고객 유입: 월 500명 → 300명 (감소)
- 재구매 고객 비중: 35% → 65% (증가)
- 전체 매출 성장률: 정체
AI는 주어진 목표(ROAS 최대화)에는 완벽했습니다.
전환 확률이 높은 곳에만 예산을 몰아줬으니까요.
- 기존 고객 리타게팅 강화
- 브랜드 키워드 입찰 증가
- 신규 유입 캠페인 예산 자동 축소
시스템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위험 신호였습니다.
박 팀장은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AI는 내가 준 목표만 달성하려고 해. 그 목표가 지금도 맞는 건지는 판단 안 해.”
다음 주 전략 회의에서 그는 목표 지표를 전면 수정했습니다.
ROAS 단일 목표에서 신규 고객 확보 비중을 별도 KPI로 추가했습니다.
AI는 목표를 달성하지만, 목표를 다시 정의해야 할 시점은 알려주지 않습니다.
“자동화했는데, 오히려 확인할 게 더 많아요”
C사의 자동화 완성형 프로젝트
C사 마케팅 오퍼레이션팀은 야심찬 계획을 세웠습니다.
완전 자동화 시스템 구축.
6개월의 준비 끝에 시스템이 가동됐습니다.
- 소재 자동 생성 및 테스트
- 성과 자동 리포트 (일/주/월)
- 캠페인 자동 최적화
“이제 전략 수립에 집중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도입 후 1개월
- 리포트 생성 시간: 2시간 → 10분 (개선)
- 리포트 해석 요청: 주 1회 → 매일 (증가)
- 이상 수치 알림: 주 3건 → 일 5건 (증가)
- 클라이언트 질문: 2배 증가
오히려 더 바빠진 겁니다.
왜일까요?
자동화된 리포트가 쏟아질수록, 질문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CPC가 갑자기 20% 올랐는데 괜찮은 건가요?”
“이 수치 변화가 일시적인 건지 구조적인 건지 어떻게 알죠?”
담당자 이 과장의 한숨 섞인 말.
“AI는 숫자는 빨리 보여주는데, 그 숫자를 믿어도 되는건지 판단하는 건 나야.
근데 숫자가 많아질수록 판단해야 할 것도 많아지더라고.”
자동화로 데이터는 늘었지만, 그 데이터에 대한 책임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세 팀이 마주한 공통의 벽
이 세 팀의 경험에는 명확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1. AI는 목표를 스스로 바꾸지 않습니다
AI는 “ROAS 200% 달성”처럼 명확한 목표를 훌륭하게 수행합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은 하지 않습니다.
- “지금 이 목표가 여전히 유효한가?”
- “비즈니스 단계가 바뀌었는데 목표도 조정해야 하나?”
- “단기 효율과 장기 성장 중 무엇을 우선해야 하나?”
목표를 재설정하는 건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합니다.
2. AI는 맥락을 모릅니다
광고 성과에 영향을 주는 것들:
- 경쟁사의 프로모션 일정
- 우리 회사 내부 가격 정책 변경
- 시장 전체의 시즌성과 분위기
- 브랜드 캠페인의 간접 효과
- 오프라인 이벤트의 온라인 유입 효과
이런 정보는 데이터 밖에 있습니다.
AI는 “지난주 CPC가 15% 상승했다”는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사가 대규모 세일을 시작해서 입찰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알 수 없습니다.
3. AI는 설명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월간 실적 회의에서 클라이언트는 묻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나요?”
“다음 달은 어떻게 될 것 같나요?”
“예산을 더 투입하면 같은 효율이 나올까요?”
이 질문에 답하는 건 AI 시스템이 아닙니다.
회의실에 앉아 있는 마케터입니다.
그럼 AI는 대체 뭘 잘하는 걸까요?
여기까지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럼 AI는 광고에서 별로 쓸모없는 거 아냐?”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AI가 정말 탁월한 영역
| 작업 | AI의 강점 |
|---|---|
| 반복 계산 | 수천 개 키워드 입찰가를 실시간으로 조정 |
| 대량 테스트 | 100개 소재 조합을 동시에 테스트 |
| 패턴 발견 | 과거 6개월 데이터에서 성과 패턴 탐색 |
| 이상 감지 | 평소와 다른 수치 변화를 즉시 감지하고 알림 |
사람이 해야 하는 영역
| 작업 | 왜 사람이 해야 하나 |
|---|---|
| 목표 설정 | 비즈니스 우선순위는 숫자로 완전히 표현 불가 |
| 맥락 판단 | 시장 상황, 내부 이슈는 데이터 바깥 정보 |
| 전략 전환 | 언제 방향을 틀어야 하는지는 경험의 영역 |
| 설명과 설득 | 클라이언트가 신뢰하는 건 사람의 해석 |
AI는 광고를 ‘실행’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광고를 ‘책임’지지는 않습니다.
자동화 시대, 진짜 중요한 건 뭘까요?
많은 마케터가 착각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착각: “광고 집행이 자동화되면 일이 줄어들 거야.”
현실:
- 집행은 자동화됐지만 → 해석은 더 중요해졌고
- 수치는 빨라졌지만 → 설명은 더 복잡해졌고
- 선택지는 많아졌지만 → 판단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진짜 병목은 ‘집행’이 아니었습니다.
자동화 이후 마케터가 실제로 시간을 쓰는 곳
- 여러 매체에 흩어진 데이터를 통합하고 정리하기
- 성과 변화의 진짜 원인 찾아내기
- 이해관계자에게 설명 가능한 스토리 만들기
- 다음 달 전략 방향 제안하고 합의 이끌어내기
자동화 시대일수록, 데이터를 연결하고,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해집니다.
AI는 마케터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AI가 광고를 대신 집행해주지 않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광고의 본질은 ‘집행’이 아니라 ‘판단과 설명’이기 때문입니다.
자동화는 마케터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대신,
- 더 많은 선택지를 만들고
- 더 빠른 판단을 요구하고
- 더 명확한 설명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AI 시대의 마케터에게 진짜 필요한 건,
AI가 내놓은 수치를 맥락 안에서 해석하는 힘, 데이터 너머의 비즈니스 상황을 읽는 눈, 복잡한 결과를 단순하게 설명하는 능력
AI는 도구입니다.
강력하지만, 방향은 사람이 정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을 정하는 사람이 바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입니다.
비즈스프링은 광고 자동화가 아니라, 마케터의 판단을 돕는 데이터 구조에 집중합니다.
집행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판단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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