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운영을 위한 의사결정의 근거데이터는 실무담당자의 오랜 경험에 의거한 직관적인 감각에 의해서도 얻을 수 있지만, 정량분석이 손쉽게 가능한 온라인 비즈니스에서는 웹분석 도구라는 편리한 매개체를 사용하여 손쉽게 얻어 낼 수 있다. 물론 웹분석 도구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데이터는 웹사이트의 개별 방문자 중심으로 어마어마한 양을 전수조사로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집∙측정된 데이터를 분해하고 재구성하여 유의미한 결과를 뽑아내는 분석의 과정은 더더욱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넘쳐나는 웹분석 도구들
어도비 옴니추어, 웹트렌즈 등 웹분석을 이끌어왔던 해외 서비스들은 물론 국내에도 로거, 에이스카운터 등의 국내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분석 도구들이 존재하고 있다. 앞서 나열한 유료 분석도구들 외에 해외에서는 너무나도 유명한 구글 애널리틱스라는 무료 분석툴이 존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네이버 역시 네이버 애널리틱스라는 이름의 간단한 무료 분석도구를 출시하며 웹분석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이렇게 다양하게 존재하는, 아니 범람하는 웹분석 도구들 중 자사의 웹사이트에 적합한 도구를 선택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며, 많은 기업에서는 이러한 도구 선택이 실제 도구를 사용할 담당자들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 구매팀이나 시스템운영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목격하곤 한다. 결국 분석도구의 도입이후에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비용과 인력리소스의 낭비를 초래하는 결과를 나타내고 만다. 이것은 국내에서는 아직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웹분석가’라 불리우는 전문 직무군의 부재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증가하는 분석전문가의 수요
초 대용량의 데이터의 양(volume), 다양한 형태(variety), 빠른 생성 속도(velocity)의 3V로 설명되는 빅데이터(Big Data)는 다양한 현상이나 변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법칙을 발견할 높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빅데이터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빅데이터는 이러한 특성과 가능성으로 최근 IT계의 주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방대한 데이터가 가치(value)를 가질 수 있도록 관리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수행할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 또는 데이터 분석가(Data Analytst)라 불리우는 직업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해외에서는 다양한 데이터 과학자들의 활동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인 링크드인(linkedin)에서는 데이터 과학자에 의하여 “People You May Know”와 “Jobs You May Be Interested In”과 같은 기능이 개발되었으며, 구글에서는 600명에 달하는 데이터 과학자들에 의해 검색 및 광고 서비스의 알고리즘이 개선되고 있다. 또한 징가(Zynga)는 고객 요구에 맞는 게임들을 타겟팅하고 있으며, GE는 산업제품에 대한 서비스 계약과 유지관리주기를 최적화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명한 사이트 및 서비스들의 이면에는 데이터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자리잡고 있다.
<그림1.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은 데이터 분석의 산출물이다.>
이러한 데이터 과학자의 한 부류에 속하는 웹분석가(Web Analyst)의 역할은 결국 로그분석 데이터를 분석하여 사용자 중심으로 UX가 최적화된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그 안에 보여지는 컨텐츠들을 방문자의 프로파일에 맞게 타겟팅, 개인화하여 배치시키기 위한 근거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업무를 수행하는 가치생산자인 것이다.
분석데이터 활용의 중요성
웹분석가가 수행할 가장 큰 역할은 분석된 데이터를 어떤 분야, 환경에 어떻게 적용시킬지를 제시해야 하는 하는데 있다. 즉 웹비즈니스의 ROI를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데이터를 활용할 방법론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인데,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님에 틀림이 없다.
필자가 보아왔던 가장 많은 실수 중에 하나는 바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에 있었다. 웹사이트 방문자들의 다양한 서핑활동을 통해서 수집된 데이터를 비즈니스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아닌 비즈니스 결과를 합리화하는데 이용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고 나타난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번에 수행할 마케팅의 근거자료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전 마케팅 활동이 실패한 이유를 정당화시키거나 또는 반쪽짜리 성공의 근거로 삼는데 이용한다는 것이다.
분석데이터를 미래를 예측하여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데 사용하지 않고 단순히 결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만 사용하는 것은 자원의 낭비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웹분석 도구의 한계
컴퓨팅 기술과 처리기술이 발달이 가져온 웹분석 기술의 발전은 이전에는 시도할 수 없던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자바스크립트(javascript)를 이용한 분석기법의 발생은 단순하게 서버의 시스템 트래픽을 분석해주던 기존의 로그분석(log analysis)에서 벗어나 클라이언트 중심의 방문자 분석이 가능하게 해주었지만, 도구가 지닌 한계는 여전히 많은 웹분석 업체들이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이다.
브라우저를 통해서 발생하는 방문자의 클릭과 웹페이지 이동은 그들의 행동결과를 보여주지만 그것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까진 제공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하여 근거자료를 만들어내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사람, 그중에서도 웹분석가가 가져갈 고유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관리하고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지금보다 더욱 발전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지금보다 더욱 편리하게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지 인간의 두뇌를 넘어서는 분석결과를 제시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웹분석의 가치 증명이 급선무
웹분석 프로젝트를 수없이 담당하면서, 아직 국내에서 웹분석 직무군이 기업내에 제대로 존재하는 경우는 많이 보질 못했다. 일부 규모가 큰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각각 실무 담당자들이 웹분석 업무를 병행하여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부서별, 업무별 커뮤니케이션 및 의사결정 조율이 쉽지 않아 그것이 결국 악순환이 되어 웹분석의 가치를 증명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결국 분석데이터를 의심하거나 아니면 단순한 수치보고용 데이터로 전락해 버리게 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그렇지 않아도 웹분석가를 고용하거나 키워내기가 쉽지 않은 국내 현실에 웹분석을 활용하여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결정권자의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이미 앞서 이야기한 해외에서의 성공사례가 그 필요성을 대신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가 필요할 것이며, 실무 담당자는 웹분석에 대한 학습과 역량개발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웹분석가가 갖춰야 할 자격
결국 웹분석가는 웹 비즈니스를 이끌어 나가는 항해사와 같다. 선박의 운항을 비롯한 갑판부의 제반업무를 관장하고 선원들을 지휘 감독해야 한다. 선장을 보좌하여 항해계획을 수립하고 나침반, 레이더, 기타 항해보조구를 사용하여 선박의 위치와 항로를 결정하여야 한다. 웹분석가도 마찬가지다.
웹분석가는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해야 하며, 실무 경험이 있어야 한다. 숫자를 다룰 줄 아는 탁월한 감각과 기술이 필요하며,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파악하고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웹분석 도구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도구를 제대로 이해하고 적용(implementation)할 수 있는 기술은 필수라 하겠다. 또한 대인 관계 및 커뮤니케이션(또는 프리젠테이션) 기술에 있어서도 기본 이상의 능력이 필요하다. 타부서, 타직무군의 담당자와도 원활한 협업을 이뤄내어 분석 결과를 실제 액션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리딩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측정가능한 데이터들을 분해하고 재구성하여 비즈니스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구조화시키고 예측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렇듯 다양한 업무 수행능력이 요구되는 만큼 해외에서의 웹분석가에 대한 대우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북미의 경우 웹분석가의 연봉이 15만불 정도를 기록했다고 한다. 국내의 웹분석도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역량있는 웹분석가들이 많이 탄생하여 웹 비즈니스를 선도해줄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위 글은 비즈스프링 연계사업확장부 김원주 과장이 월간 WEB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월간 WEB 4월호 ‘click issue’에서 칼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월간 WEB 편집본과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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