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AI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AI를 활용한 화면 생성은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프롬프트만으로 화면을 만들거나, 바이브 코딩을 활용해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완성하는 방식도 익숙해졌습니다. 저 역시 이전에는 AI를 활용해 얼마나 빠르게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며 다양한 시도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운영 중인 서비스의 디자인 시스템과 비즈니스 규칙을 유지한 채 신규 대시보드를 기획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화면을 빠르게 만드는 것보다 기존 서비스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기존 기획서를 다시 읽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새롭게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운영 중인 서비스를 확장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에는 그동안 쌓여온 기획 문서와 디자인 시스템, 비즈니스 규칙 등 다양한 자산이 이미 있었고, 새로운 화면을 설계하기에 앞서 이러한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는 과정이 먼저 필요했습니다.

- 디자인 시스템
- 화면 기획서
- KPI 정의
- 데이터 모델
- 비즈니스 규칙
- 서비스 용어
다만 기존 문서들은 사람을 중심으로 작성되어 있었습니다. 필요한 정보가 여러 문서에 나뉘어 있거나, 하나의 문서 안에도 다양한 내용이 함께 담겨 있어 AI가 지속적으로 참고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바로 화면 생성을 시작하기보다는, 기존 기획서를 다시 읽으며 프로젝트의 기준을 하나씩 정리하는 과정부터 진행했습니다. AI가 필요한 정보를 일관된 맥락으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의 기준을 다시 구조화하는 작업이 먼저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형태로 기준을 분리했습니다.
design.md: 디자인 시스템과 컴포넌트 사용 원칙business-rules.md: 서비스 정책과 비즈니스 규칙metrics.md: KPI 정의와 계산 기준data-model.md: 데이터 구조glossary.md: 서비스 용어 정의
이 과정은 새로운 내용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서비스가 가지고 있던 기준을 AI가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디자인 시스템도 원칙적인 기준이 필요합니다.
디자인 시스템을 공유한 목적도 동일했습니다. 색상이나 간격 같은 디자인 토큰만 전달하기보다,
- 어떤 컴포넌트를 우선 사용하는지
- 레이아웃은 어떤 패턴을 따르는지
- 동일한 기능은 어떤 형태로 표현하는지
와 같은 디자인 의사결정의 기준을 함께 전달했습니다.
새로운 대시보드 역시 기존 서비스의 연장선에서 기획되는 화면이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화면를 생성하거나 수정하는 과정에서도 기존 서비스의 경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GitHub를 통해 기준을 함께 관리했습니다.
프로젝트 문서는 GitHub에서 코드와 함께 관리했습니다. 기획 문서를 별도로 보관하는 대신, 프로젝트와 함께 관리할 수 있는 형태를 선택했습니다.

문서는 한 번 작성하고 끝나는 산출물이 아니었습니다. 화면이 수정되거나 정책이 변경되면 관련 문서도 함께 업데이트하며, 프로젝트의 현재 기준을 지속적으로 반영했습니다. 이렇게 관리하니 새로운 화면를 생성할 때마다 동일한 내용을 반복해서 설명할 필요가 줄어들었습니다. AI는 최신 문서를 기준으로 프로젝트의 맥락을 이해하고, 변경된 내용을 함께 반영할 수 있었습니다.
문서는 단순히 기록을 남기기 위한 결과물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기준을 공유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도, AI가 화면을 생성할 때도 같은 기준을 참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이번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다시 느낀 기획의 역할

이전에는 새로운 화면를 만들 때마다 프로젝트의 배경과 규칙을 반복해서 설명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기준 문서를 구축한 이후에는 이러한 설명이 프롬프트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졌습니다. 프로젝트가 이미 가지고 있는 맥락을 바탕으로, 필요한 요구사항만 전달하면 화면를 생성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사용한 것은 화면을 생성하는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기존 서비스를 분석하고, 기획서를 다시 읽으며, 프로젝트의 기준을 하나씩 정리하고 구조화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그렇게 정리된 기준을 바탕으로 AI는 새로운 화면을 제안하고, 수정하며, 반복적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기준이 명확할수록 결과물의 일관성도 높아졌고, 기준 문서를 업데이트하면 이후 생성되는 화면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되었습니다. 화면을 하나씩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진 셈입니다.
AI가 발전할수록 기획자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느낀 것은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AI가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낼수록,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어떤 맥락을 따라야 하는지를 정의하는 과정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결국 AI가 대신한 것은 화면을 그리는 일이었고, 사람이 맡아야 하는 일은 프로젝트의 기준을 만들고,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AI로 화면을 생성한 경험이라기보다, 기존 프로젝트의 기준을 AI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한 경험에 더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험에서는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좋은 결과물은 더 많은 프롬프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기준을 얼마나 명확하게 정의하고 관리하느냐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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