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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오리지널스

책 ‘오리지널스’를 읽고 몇 가지 인용과 의견.

 

오리지널스

 

책 제목이 조금  불친절하다. 어떤 내용이 제목을 봐서는 감이 오지 않는다. 책에서는 이런 것들을 말한다.

  • 흔히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른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사람들의 특성들.
  • 그래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사람들은 어떤 방법으로 성과를 냈는지.

이 책은 상당히 많은 관점으로 많~은 예시들을 다루고 있다보니 읽다가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종종 잊게된다. 그래서 저자는 책 뒷쪽에 친절하게도 요약정리까지 해주기까지 했으나…

요약한 내용마저도 내용이 긴 것 같아서, 짧게 줄여보았다.

  • 개인 : 뭐든 의심을 가지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수~ 많이 끊임없이~ 시도하되, 생각은 과격하더라도 행동은 차근차근 최적의 때를 찾아 해라.
  • 조직 : 일단 다양성이 살아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논쟁/피드백/실험이 자유롭게 하라.
  • 부모/교사 : 아이가 규칙을 지켜 칭찬 받는 사람보다, 스스로 행동의 결과를 생각하고 자신의 원칙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 되도록 하라.

이처럼 줄여놓고 보니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 한 줄 요약 –
”기존에 정해진 그 무엇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만의 가치 기준을 세운 후 그것을 주변에 설득시키고 현실화 하기 위해 전술적으로 행동하라.”

이 책은 미묘한 차이들을 여러 예시를 들어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러니 책이 길더라도 여유롭게 읽어나가는 것이 낫다. 
그래서인지 내 맘대로 정리한 위의 ‘한 줄 요약’이 아쉽다. 나름 공감되었던 문구들과 생각들을 정리해봐야겠다.

교육에서
…그들은 이미 존재하는 과학적 지식을 소화하는데 에너지를 쏟아붓지 새로운 개념을 생각해내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 게임을 만들고 그 게임에 맞는 규정을 만들 생각을 하기보다는 기존 게임의 정해진 규정을 따르기만 한다. 신동들은 평생 부모로부터 인정을 받고 선생님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애쓴다.
교사의 총애를 받을 확률이 가장 적은 아이들이 가장 창의성 있는 아이들이라는 연구 결과는 위 설명을 뒷받침해준다. 한 연구에서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학생들과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들의 목록을 만들게 하고, 두 집단의 학생들을 여러 가지 특성에 따라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조사 결과 교사들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들은 자기 스스로 규정을 만드는 이른바 비순응자(non-conformist)들이었다. 교사들은 아주 창의적인 학생들을 차별하고 그들을 말썽꾸러기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아이들은 대부분 체제에 순응하는 법을 터득하고 독창적인 생각을 속으로만 간직하게 된다.
작가 윌리엄 데레저위츠(William Deresiewicz)의 말을 빌리자면, 그런 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순한 양(excellent sheep)이 된다.

교육의 과정에 존재하는 다양한 칭찬과 벌의 신호를 받아 들여서인 것 같다. 인간이라면 사회의 관례나 문화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니 부모나 교사의 피드백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그 밖의 영역까지 확대되면서 독창적이거나 창의적 성과보다는 남들 해왔던 만큼만 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반론으로 ‘온고이지신’과 같이 과거의 것을 모두 익히고 재 해석하고 재 창조하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려면 참으로 ‘엉덩이가 무거워’야 하는데, 요즘과 같이 변화가 빠른 시대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다시 교육의 문제로 돌아가서….리처드 도킨슨의 ‘만들어진 신’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다. 특정 종교를 소속된 사회나 문화의 예의범절의 기준을 가르치듯, 태어날 때 부터 아이의 선택이나 의문의 기회가 없이 어른에 의해 자연스럽게 주입되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 – 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 사회가 매우 종교적이라서 그 종교에 대한 이해나 믿음이 부족하면 사회생활이 힘들 정도면 모르겠다만… 그렇지 않다면, 아이에게는 ‘원래 그런거야, 믿어’ 보다는 ‘왜 그런 것 같으니?’ 라고 해서 생각의 나무 가지를 키워나가게 하는 것이 좋겠다.

스트레스와 자기 검열
…얼마나 많은 스티브 워즈니악과 미켈란젤로, 마틴 루서 킹 같은 사람들이 주저하는 그들을 등 떠밀어 일의 중심으로 던져 넣을 사람들이 주변에 없다는 이유만으로, 독창적인 생각을 추구하지도 발표하지도 널리 알리지도 않았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리 모두가 창업을 하거나 걸작을 창조하거나 사상에 일대 전환을 가져온다거나 민권운동을 주도하기를 열망하지는 않을지라도, 적어도 자신의 일터와 학교, 지역사회를 개선할 참신한 아이디어는 한두 개쯤 있을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런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행동에 옮기기는 주저한다.   (중략)
…성취욕에서 오는 압박감 때문에 우리는 정반대로 행동한다. 우리는 표면적으로만 독창적인 듯 보이는 길을 택한다. 이를테면 나비넥타이를 매거나, 새빨간 신발을 신는다든가 하는 행동을 한다. 하지만 정작 위험을 감수하고 정말로 독창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머릿속에는 대단한 생각을 담고 마음속에는 중요한 가치를 간직하고 있어도, 우리는 스스로를 검열한다.

…그러다가 누군가 그 독창적 생각을 현실에서 이루어내면 이렇게 말한다. “그거 내가 전에 생각해 놓은 아이디어였어” (이 한줄을 위 본문 인용 뒤에 붙이고 싶었다.)

교육과정에서 받은 눈치코치 때문에 스스로 독창적인 생각을 숨기기도 하지만, 스트레스 때문에 숨기기도 한다.
저자는 (마틴 루터 킹이 더 익숙한데) 마틴 루서 킹 같은 경우도, 처음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발표자로 추대되어 준비하다가 보니, 또 사람들의 분위기와 지원의 함성에 휩쓸리다 보니…그러다 보니 그렇게 그렇게 큰 일을 이룬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이야기 하더라…
과거 기록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자의 시각에 상당이 동의한다. 처음에는 어려워 보이지만 하게 되면 의외로 할만하기도 한 일들이 많다. 그 틈새 마디 마다 자신의 생각과 꿈이 녹아들게 하면 되는 것 아닐까?

위험의 제거
폴라로이드(Polaroid) 창립자인 에드윈 랜드(Edwin Land)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 분야에서 창시자가 되려면, 자신이 창시자가 되려는 그 분야를 제외한 다른 모든 분야에서는 확고한 사고방식을 지닌 감정적으로 사회적으로 안정된 사람이어야 한다.”
안정적인 위험분산 포트폴리오가 지닌 핵심적인 장점을 간과하고 있다. 즉 한 분야에서 안정감을 확보하면, 다른 분야에서는 자유롭게 독창성을 발휘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어설프게 쓴 책을 내거나 조잡하게 만든 예술품을 판다는 중압감이나, 아무도 시도해본 적 없는 사업을 시작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게 된다.

앞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과 ‘중압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결합되는 것을 이야기 한다.
흔히들 기업가들의 성공사례를 들며,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비전을 갖고 올인-베팅해야 성공한다-라는 이야기를 하고는 하는데, 저자는 단호히 ‘아니다’라고 한다. 위험요소들을 무릅쓰고 나서는 것이 아니라, 앞뒤계산 다 하고 위험을 회피하거나 아예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을 선택한다는 주장이다.

이 방법으로, 심리적으로는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나름 독창적인 생각을 추진하고자 하는데 따라오는 두려움을 없애고 또 이성적으로는 염려되는 위험요소들을 최대한 제거하여 최소한의 위험만 남겨 놓는다. 이 것이 그들의 독창적인 계획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큰 리스크(요즘은 ‘위험’을 ‘리스크’라고 더 많이 쓰더라)에 올인한 것 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마무리 해야겠다.

책에서 무엇인가 지식을 얻으려기 보다는, 천천히 읽어보면서 이것 저것 생각을 해보는데 좋을 책이다.
읽으면서 아이 교육의 문제에 대해서도, 회사의 일에 대해서도 생각하면서 보았는데 그 중에서 내 생각(?)은 없지만 그저 기억에 남는 문구들 중 회사나 조직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옮겨보았다.
(저자가 조직 심리학 교수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상당히 집단/조직의 이야기가 많다. 그리고 괄호부분은 앞뒤 맥락상 이해되기 쉽게 내 맘대로 추가해본 것이다.)

    • 다른 사람들과 관행에 대해 맞서기를 꺼리지 않는 사람들은 종종 까칠한 상사일 경우가 많다. 어느 구글 직원의 말처럼, 까칠한 상사들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는 (같이 일하면 감정적으로, 일의 마무리 단계에서 피곤하게 하므로) 후졌지만 (일의 성과와 혁신을 위해서라면) 운영체계는 끝내준다.
    • 1981년부터 매킨토시 개발팀은 해마다 (인터페이스가 후진?) 잡스와 맞서는 (그래서 집단이 잡스에게 일방적으로 휘둘리지 않도록 하여 다양한 생각을 유지하게 하고, 고민과 논쟁을 통한 답을 얻게끔 하는) 사람 한 명을 선정해 상을 주었다. 그리고 잡스는 그 상을 받은 사람은 모두 승진시켜 애플의 주요 부서를 맡겼다.
    • 메디나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동료들의 존중을 받게 되자, 심리학자 에드윈 홀랜더가 말하는 괴짜 점수(idiosyncrasy credits), 즉 집단의 기대에서 이탈할 수 있는 (그래서 새로운 시도와 재미와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재량권을 얻었다.

이 책이 페이스북이나 배너광고에서 홍보되는 모습을 보면 – “모레 해도 되는 일을 내일로 앞당기지 말라.” / 마크 트웨인 Mark Twain  – 의 내용을 내세우는 것 같다. 솔깃하기는 한데 책의 본문을 읽다 보면 딱 오해되기 좋은 문구라는 느낌이다.  그 길고 긴 책의 내용을 풀어낼 재주가 없어서 일단 여기서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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